수술이란 단어만 들어가도 두려움이 느껴지는데 내 코 속에 무언가를 절제한다? 비염을 달고 살더라도 선뜻 병원으로 발길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수술 정보와 수술 후기들을 참고하고 선택하게 되었는데 저 또한 비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위해 '하비갑개 절제술(성형술)'을 받은 후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매년 시즌마다 돌아오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아닌 늘 비염을 달고 다니는 만성비염환자인 저로서는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오트리빈, 화이투벤 등)를 안 뿌리면 코로 숨을 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물론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를 자주 쓰면 안 좋다고 의사 선생님도, 약사 선생님도 말은 하시는데, 어쩝니까 저는 안 쓰면 코로 숨을 못 쉬는걸요... 코막힘은 기본이고 잘 때는 코골이에 알레르기 비염이 중첩되기도 하고.. 정말 불편합니다.(코를 떼어 버리고 싶음)
그렇게 스프레이를 달고 산지 언 10년도(일주일에 한 개 정도 썼습니다.) 넘은 어느 날 눈에 띄는 '하비갑개 절제술(성형술)', 만성비염에서 평생을 고통받고 있는 저로서는 아주 흥미로운 소재였죠. 그 즉시 인터넷 정보를 탐독하기 시작했고 내용을 정리해보니 알레르기성 비염은 수술이 아닌 약으로 관리하는 게 좋지만 물리적으로 막히는 만성비염 같은 경우는 하는 것이 좋다고 하더군요.(이건 해야 해!)
물론 수술 후기들은 글만 보면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경험을 한 것처럼 뼈 부수는 소리, 코에 거즈를 주먹만큼 넣는다, 수술하고 나서 더 나빠졌다 등등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있었지만 10여 년 전 이미 '비중격 만곡증'수술을 했던 저로서는 "응? 할만한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당장 잘한다는 병원을 검색하여 찾아갔습니다.
병원 진료(이비인후과)
- 진료를 보기 위해 전날부터 비강 스프레이(오트리빈, 화이투벤 등)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고작 하루 만에 꽉 막힘)
- 선생님 제 코는 어떤가요? - (카메라 달린 코 쑤시게로 확인 후)
- 어휴 엄청 심하네요.. 수술 날짜 바로 잡읍시다!
- 선생님 저 그리고 편도도 엄청 큰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건 궁금해서 진료 보는 김에 물어봤습니다.)
- 아~ 해보세요~ 어휴 엄청 크네요 수술해야 될 거 같은데.. 그것도 합시다!
두 가지 수술을 동시에 하는 건 안된다고 하셔서 '하비갑개 절제술(성형술)'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국소마취랑 수면마취를 선택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수면마취를 한다고 설명해 주시길래 국소마취는 안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수술 부작용들(영구적인 빈코 증후군(비갑개를 과도하게 제거하면 생길 수 있는 병) , 단기적 후각 상실 등)을 설명해 주시는데(이때 좀 무섭..), 코블레이터를 이용한 수술을 하게 되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하여 코블레이터로 하기로 했습니다. 코블레이터는 비급여로 실비보험을 들어도 환자 부담금이 있으나 부작용을 줄이는 게 최선이겠죠?! (해당 병원 의사 선생님도 코블레이터 시술만 한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사람마다 다르지만 언젠가는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2~5년 정도 후에는 수술 부위가 다시 자라서 코를 막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수술은 10일 후로 잡았는데 비강 스프레이(오트리빈, 화이투벤 등)를 사용하지 말라 하시고 효과가 늦지만 수술 후에도 사용해야 되는 비강 스프레이를 처방해주셨습니다.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라서 수술 2일 전까지는 기존 스프레이를 사용하였습니다.(도저히 못 버티겠음..)
(흑백사진 - 제 코 속 상태입니다. 하비갑개가 콧속을 거의 다 막고 있습니다.)
수술 전날
- 수술을 일찍 한다 하여 전날 입원을 했습니다.
- 오후 10시 이후로는 금식이라 병원 내 편의점에서 든든하게 먹었네요.
- 링거 맞기 전까지는 편했는데 링거 맞으면서 알레르기 검사를 하는데 이게 더 아픕니다.(피부에 주사액을 넣음)
- 전 날은 딱히 하는 게 없어서 노트북으로 영화만 주야장천 봤네요.
수술 당일
- 수술 예정 시간 : 오전 9시
- 아침에 수술복으로 환복 하였습니다. 등 뒤가 숭숭 뚫려있어서 환자복을 걸쳐야 되더군요.
- 계속 비강 스프레이를 사용하지 않고 있어서 코막힘으로 인해 잠을 거의 못 잤습니다.
- 앞선 수술이 있어서 수술실에서 대기를 20분 정도 했습니다. (수술실이 좀 추워서 긴장되는 듯)
- 수술은 30분 정도 걸렸는데 막바지 부분에 수면에서 깼었습니다.
- 코에서 뿌드득 소리(진짜였음)를 듣고 깨어난 순간 정신은 없었는데 인지는 할 수 있어서 계속 가만히 있었습니다.(통증은 없었습니다.)
- 수술이 끝나고 간호사분들이 이동용 침대로 옮겨야 되는데 "어떻게 들지?" 하시길래 일어나니 깜짝 놀라시더군요 :)
- 이동용 침대에서 병실 간호사분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데, 이때 호흡을 크게 마셔야 된다고 합니다.
- 수면 마취 시 폐가 쪼그라들어 강제로 펴주지 않으면 다른 병이 생긴다고 하십니다.
수술 직후
- 코를 거즈와 솜으로 완전히 틀어막아서 코로는 숨을 전혀 쉴 수 없습니다.(출혈 때문인 듯)
- 고통은 그렇게 크지 않지만 막힌 코 때문에(비염일 때는 그래도 조금은 뚫려있음) 엄청 불편함
- 오후 2시까지 금식을 유지해야 된다고 해서 저녁부터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코를 막고 밥 먹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고통스럽습니다.(딱히 밥 생각도 안 납니다.)
수술 다음날
- 수술 후 24시간 만에 솜과 거즈를 뺏습니다. 출혈이 나지 않으면 괜찮다고 합니다.
- 처음에 코로 숨을 쉴 때 공기가 시리도록 차갑게 느껴져서 좀 불편하다고 생각되었는데 어느 정도 적응되니까 신세계가 열리더군요, 코로 숨을 쉬는 게 이렇게 상쾌하다니! 정말 만족도 최고였습니다.
- 오전 11시 30분 : 퇴원 수속
- 거의 하루 동안 고통과 불편함을 인내하면 삶의 질이 바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재발할 수 있지만 이 정도 효과라면 2~5년 뒤에 또 할만한 수술인 것 같습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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